음주 대장암 위험↑
알코올 속 발암물질
음주량 비례 위험도
생활습관 복합 작용
금주 절주 검진 필수
회식, 모임, 혹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혼술까지. 우리 사회에서 술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문화이자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의 힘을 빌렸던 때가 많았다.
술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막연한 인식은 있었지만, ‘나 하나쯤이야’,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대장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음주가 대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경고 신호를 받은 후로는 술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알코올 대사 독성물질
우리가 술을 마시면 몸은 알코올(에탄올)을 분해하기 위해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 즉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한 물질이다.
이 독성 물질은 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여 정상적인 세포 활동을 교란한다. 우리 몸에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ALDH)가 있지만, 유전적으로 이 효소의 기능이 약한 사람들이 있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서 이런 경우가 흔한데,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빨리 뛰는 '아시안 플러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나 역시 술을 마시면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편이었는데, 예전에는 그저 주량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하지만 이것이 내 몸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발암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매번 숙취로 고생했던 기억들이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니라, 내 몸이 독성 물질과 힘겨운 싸움을 벌인 흔적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음주량과 위험 비례
'딱 한 잔은 괜찮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스스로 위안 삼는 말이다. 하지만 대장암에 관한 한, 안타깝게도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량이 많을수록 대장암 발병 위험은 비례하여 증가한다. 매일 소량의 알코올이라도 꾸준히 섭취하면 위험도가 높아지며, 과음이나 폭음은 그 위험을 더욱 증폭시킨다.
알코올은 대장 점막을 직접 자극하여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은 엽산과 같은 필수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엽산 부족 역시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과거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했던 날들을 돌이켜보면 아찔하다.
‘사회생활인데 어쩔 수 없지’, ‘가끔 마시는 건데 뭐’ 라고 합리화했지만, 결국 내 몸에 독을 붓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건강 검진 결과, 대장 내 용종이 발견되었을 때 의사는 금주를 강력히 권고했다. 용종 자체는 암이 아니었지만,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전 단계 병변이었기에 생활 습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었다. 그때의 충격은 술에 대한 나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복합적 위험 상승작용
음주의 위험성은 다른 생활 습관과 결합했을 때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흡연자가 술을 마시는 경우, 알코올과 담배의 발암물질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대장암 발병 위험을 훨씬 더 높인다. 붉은 육류나 가공육의 과다 섭취, 낮은 섬유질 섭취, 비만 등 다른 대장암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이 음주까지 한다면 위험은 더욱 가중된다.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높은데, 여기에 음주 습관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의 아버지는 대장암으로 투병하신 경험이 있다.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젊다는 이유로, 혹은 스트레스 해소라는 핑계로 음주를 지속했던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건강은 단순히 하나의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식습관, 운동 습관, 음주, 흡연, 스트레스 관리,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음주는 이 복잡한 퍼즐 속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조각 중 하나이다. 다른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음주 습관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예방 최선 금주 절주
대장암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주이다. 하지만 사회생활 등 여러 이유로 완전한 금주가 어렵다면, 절주가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절주란 마시는 술의 양과 횟수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은 하루 2잔 이하,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암 예방 관점에서는 이보다 더 적게 마시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술자리에서는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고, 빈속에 술을 마시지 않으며,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하는 등의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음주 습관 개선과 함께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정기적인 검진이다. 특히 대장 내시경 검사는 용종 단계에서 발견하여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개인적으로라도 주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나 역시 용종 발견 이후, 의사의 권고에 따라 금주를 실천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술 없는 삶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숙취 없는 아침, 맑은 정신, 건강에 대한 불안감 해소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면서 금주 결정에 만족하고 있다.
Q&A
Q1: 술을 얼마나 마셔야 대장암 위험이 높아지나요?
A1: 적은 양의 알코올 섭취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위험도는 비례하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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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대장암 예방을 위해 술을 완전히 끊어야 하나요?
A2: 금주가 가장 확실한 예방 방법이다. 어렵다면 하루 1~2잔 이하로 엄격히 제한하는 절주가 차선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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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음주 외 대장암 예방을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3: 규칙적인 운동,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 붉은 육류 및 가공육 섭취 제한, 금연, 그리고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